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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정보

면역력 강화! 새콤달콤한 레몬청 만들기

by 잡식동물(雜識動物)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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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부터 워낙 약골이라 감기와 무척 친하다.
감기 유행하기 시작할 때 걸리고, 감기 유행 끝나갈 때쯤 한 번 더 걸린다눈....  ㅠㅠ
 
그래서 비타민C가 많다는 레몬 청을 만들어 먹기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났다.
처음 레몬청을 담가 먹었던 겨울 희한하게도 내가 감기 한 번 안 걸렸다.
뿐만 아니라 병원을 뻔질나게 다니던 애들도 병원에 안 가고 겨울을 났다.
그 때부터 시작한 레몬 사랑.
그래서 우리집은 몇 년 째 레몬청이 끊이지 않는다.
 
항상 하는 레몬청 담그기이지만 이왕 이글루스를 시작했으니 담그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서 블로그에 남기기로 했다.
 
레몬은 팬시와 초이스가 있다.
팬시는 외관이 깨끗한 것.
초이스는 외관에 상처가 많지만 껍질 안쪽은 이상 없는 것.
당연, 초이스가 조금 싸다.
그래서 초이스는 예쁠 필요가 없는 즙내기에 많이 쓰인다.
 
나는 영양가 많다는 껍질까지 모두 사용하므로 팬시를 산다.
딱 한 번 싼 맛에 초이스 샀다가 후회한 적 있다.
 
보통은 중(120g내외/개) 짜리를 사는데 이번엔 큰맘 먹고 조금 큰 거 샀다. 평균 무게가 148g 이라나....
 
배달 온 레몬 박스 열어보고 '허얼~!' 했다.
 

 

사이즈가 천차만별.
게다가 외관도 엉망이다.
나는 분명히 팬시를 샀는데 외관이 초이스급이다.
더 경악할 일은 레몬 씻다가 푸른곰팡이가 슬어있는 것도 발견해서 버렸다는 것.
 
내 성격상 전화해서 따지지는 않고 그냥 스토어 이름만 외어뒀다.
다음부턴 절대 그 집에서 안 사!
 
레몬청 공사 시작.
레몬을 씻을 땐 베이킹소다로 씻는다.
베이킹소다의 효능은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으니 알아서 찾아 보시길.
(나 그렇게 친절한 사람 아님. ㅋㅋㅋㅋ)
 

 

그런데 인터넷을 뒤지면 베이킹소다를 얼만큼으로 어떻게 씻으라고 자세하게 설명한 걸 못 봤다.
그냥 베이킹소다로 씻으란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렇게 정성스런 사람이 아니라서
냅다 베이킹 소다 뿌려놓고 고무장갑 낀 손으로 뽀각뽀각 소리나게 문질렀다.
 

 

왼쪽은 다 씻은 것, 오른 쪽은 씻으려고 베이킹소다 뿌려 놓은 것이다.
모두 40개라 아직 상자 안에 더 있다.
 
다 씻은 레몬은 뜨거운 물에 담가 표면의 왁스를 제거해 줘야 한다.
레몬처럼 먼 곳에서 오는 과일들은 왁스처리를 한단다.
왁스는 높은 온도에서 녹으므로 팔팔 끓는 물에 담가서 녹인다.
 

 

이것도 끓는 물에 30초 담그라는 사람부터 무려 3분 담그라는 사람까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내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1분이 넘어가면 너무 물렁해져서 칼질이 잘 안된다.
나는 물이 팔팔 끓으면 불을 끄고 얼른 레몬을 담갔다. 집게로 살살 뒤집어가면서 속으로 50초 세고 재빨리 건져냈다.
40개나 되니 그 짓을 여러 번 해야된다.
레몬을 처음 뜨건 물에 담그면 순식간에 온 집안에 달콤새콤한 레몬향이 진동한다.
정말 기분 좋다.
 
뜨거운 물에서 건져낸 레몬은 미지근하거나 약간 따뜻한 물로 헹궈 겉에 남아 있는 왁스를 제거해 준다.
덥다고 찬물로 헹구면 녹았던 왁스가 도로 굳어 붙어 버리니 주의할 것.
 
레몬을 모두 삶아낸 후 뜨거운 물을 버리면 저 스테인레스 그릇에 촛농 같은 허연 게 아주 얇게 코팅되어 굳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게 왁스다. 따뜻한 물에 철수세미까지 동원해야 닦인다.
왁스까지 제거해서 깨끗해진 레몬

 

다음 단계는 식초물에 담그기.  식초는 살균 작용을 해준다.
예전에는 식초물에 담그기까지 했는데, 날이 더워 모든 게 귀찮아지면서 드는 생각 - 왁스 제거한다고 뜨건 물에 1분이나 담갔는데 살아남을 독한 균이 있을까?
그래서 이번에는 식초물 패스. ㅋㅋㅋ
(역시 난 게을러 ㅎㅎㅎ)
 
저대로 물기 말린다는 핑계로 좀 쉬어 준다.
날도 더운데 저만큼 하고 나면 차가운 바닥에 저절로 몸이 누워진다.(몹시 저질 체력임.)
 
다음 작업은 칼질과 병에 담그기.
이건 혼자 하기 버겁다.
한 사람은 칼질을 하고 다른 사람은 칼질하다가 중간에 나오는 씨를 이쑤시개로 빼주어야 한다.
모든 씨앗에는 자신을 보호하고 후손을 살리기 위해 독이 있다.
이쑤시개질 요원은 파괴왕과 cannon을 함께 쓰다가 이 현실남매들이 하도 티격태격 해싸서
요즘엔 내 눈에 먼저 띈 놈 한 놈만 잡아다 쓴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 후의 식탁

씨앗과 레몬 꼭지들. 모두 버릴 것들.

 

그동안의 경험상 씨앗이 많아 작업하기 귀찮은 레몬일수록 수분 함량이 높고 맛있다.

 

도마를 올려놓았던 쟁반

도마 밑에 쟁반을 받쳐야 한다.
칼질하면서 레몬에서 과즙이 계속 나와 흐르기 때문이다.
작업 후 모인 저 레몬즙은 레몬청 병에 그대로 쏟아 부어준다.
찻숟갈로 떠서 먹어보면 엄청 시지만 엄청 맛있다. ㅎㅎㅎ
 

 

맨 위는 설탕으로 마무리.
설탕과 레몬을 반복해서 켜켜이 쌓아준 후 맨 위는 설탕으로 마감한다.
설탕은 레몬 무게만큼 사용한다.
그런데 하다보면 그게 잘 안된다. 그래도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 중!
 

 

맨 아래에는 설탕을 깔지않고 레몬을 깔아도 다 하고 나면 설탕이 저절로 아래로 내려가 있다.
이렇게 만든 레몬청은 며칠간 상온에 보관한다.

 

날씨에 따라 4일에서 일주일 정도 내놨다가 맛이 잘 들었다 싶을 때 냉장고로 고고~
저 모습 보면 몇 달치 식량을 쌓아놓은 것 같아 정말 뿌듯하다.
 
하루 지난 모습

 

레몬은 계속 위로 떠오르고 설탕과 과즙은 가라앉는다.
하루에 한 번 정도 저어서 위아래를 뒤집어 준다. 그래야 골고루 맛이 잘 든다.
 
겨울에는 뜨거운 차로, 여름에는 탄산수에 타서 레몬에이드로 마시면 레모나 필요없는 우리가족 건강식품이다.
저거 때문에 몇 년 전엔 탄산수 만드는 기계까지 샀다.

 

몇 시간만 귀찮으면 수제 레몬에이드를 먹을 수 있으니 가족 건강을 위해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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